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운명은 정해져 있다? 무의식이 고른 현실의 시나리오 (시뮬레이션 이론, 선택, 감정진동)

by romanticwife 2025. 4. 20.
반응형

 

 

낯선 장면이 너무도 생생하게 떠오른 적이 있다. 나는 눈을 감고 있지도 않았고, 꿈을 꾸고 있지도 않았다. 그런데 머릿속에 수천 개의 영상 블록이 펼쳐졌다. 벽면을 가득 채운 그 장면 속에는 어릴 적 나, 지금과는 다른 직업을 가진 나, 할머니가 된 나까지 있었다.

그 하나하나의 영상은 정지된 이미지가 아니라, 실제로 움직이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중 하나를 집어 들었다. 그 순간, 너무 놀라서 바로 깨어났다고밖에 말할 수 없다. 그건 분명 꿈이 아니었다. 눈을 뜨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얼마 뒤,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화면을 처음 열었을 때도 비슷한 느낌이 찾아왔다. 분명 처음 해보는 일인데 어디선가, 분명히 본 적이 있는 듯한 느낌. 이건 단순한 기시감일까? 아니면, 이미 오래전부터 내가 보았던 운명의 장면일까?

시뮬레이션 이론이란?

시뮬레이션 이론(Simulation Theory)은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이 현실이 컴퓨터 프로그램처럼 정교하게 설계된 가상현실일 수 있다는 가설이다.

철학자 닉 보스트롬은 말한다. "우리보다 고도화된 문명이 있다면 그들은 과거 인류의 삶을 시뮬레이션할 가능성이 높다." 즉, 우리가 사는 세계가 그중 하나일 수 있다는 뜻이다.

영화 매트릭스를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현실이라고 믿었던 모든 것이 실은 다른 존재가 설계한 가상 시나리오일 수도 있다는 개념이다. 이런 설정은 더 이상 영화 속 상상에만 머물지 않는다.

양자역학에서는 “관측되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확정되지 않는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상대성이론은 “모든 사건은 이미 결정되어 있다”라고 설명한다. 이 두 이론은 서로 충돌하지만 이 우주는 그 모순 속에서 존재하고 있다.

이미 모든 것이 정해져 있다. 하지만, 동시에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다.

나는 플레이어일까, 설계자일까?

그날 내가 본 영상 블록들은, 단지 상상이었을까? 아니면 진짜로 수많은 운명 시나리오가 지금 이 순간에도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일까?

이 세상에는 무수히 많은 운명태(시나리오)가 존재한다. 각 운명태는 이미 완성된 형태로 존재하지만, 그중 어떤 하나를 실제로 플레이할지는 내가 무엇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블로그를 시작하기로 결심한 내가 걸어가는 길과, ‘그냥 일단 하루만 더 미뤄보자’고 넘긴 내가 가는 길. 그 모든 결과들은 각각의 완성된 운명태다.

나는 단지 그중 하나를 선택할 뿐이다. 그러나 그 선택 이전까지는 아무것도 확정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우리는 완성된 그림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다른 그림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현실을 창조할 수 있다.

 

 

상상과 감정이 현실을 이끄는 이유

모든 현실은 의식이 먼저 그 가능성을 떠올리고 감정이 그것을 ‘실제로 느낄 때’ 비로소 가까워진다.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것은 결코 창조될 수 없다.

다른 운명태로 이동하는 열쇠는 논리가 아니라 느낌이다.

“이미 그 장면이 이루어진 상태에서 내가 어떻게 느끼고 있을지를 지금 느끼는 것.” 그게 바로 운명을 바꾸는 진짜 방법이다.

결론: 나는 지금 무엇을 선택하고 있는가

그날 내가 본 영상 속의 수많은 나. 그중 어떤 나는 꿈을 포기했고, 어떤 나는 다른 도시에서 살아가고 있었으며, 어떤 나는 지금보다 훨씬 더 큰 무대를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지금 내가 선택하는 감정, 지금 내가 믿는 상상, 지금 내가 머무는 마음의 진동은 그 영상 블록 중 어떤 것이 내 삶으로 ‘재생’될지를 결정한다.

우리는 모두 이 시뮬레이션 세계의 캐릭터이자, 동시에 마우스를 쥐고 있는 플레이어다.

모든 것은 이미 정해져 있지만, 아직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중요한 건, 지금 이 순간 내가 어떤 감정에 머물고 있느냐는 것이다. 두려움 속에 익숙한 시나리오를 반복할 수도 있고, 조금은 낯설지만 가슴 뛰는 가능성을 향해 나아갈 수도 있다.

내가 오늘 어떤 감정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어떤 생각을 반복하느냐에 따라, 내가 진짜로 믿는 ‘나’의 이미지에 따라 플레이되는 시나리오는 완전히 달라진다.

세상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섬세하게 반응하는 무대일지도 모른다. 아무도 알아채지 못하는 내면의 진동 하나가 미래라는 스크린에 또 다른 현실을 투영하고 있을 테니까.

어쩌면 지금 이 순간도 그 수많은 영상 블록 중 하나가 재생되고 있는 중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나는 지금 무엇을 선택하고 있는가?
그리고 당신은?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