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가 철학 시리즈 | 바가바드 기타: 지의 요가, 명상과 깨달음 (4편)
🧘 아는 것과 사는 것 사이
지금 우리는 너무 많은 정보를 알고 있다.
감정 조절하는 법도, 뇌과학도, 명상도, 관계 기술도
이미 다 들어봤고, 머리로는 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삶은 여전히 복잡하고 마음은 쉽게 휘둘린다.
“아는데, 잘 안 된다.”
머리로는 알지만 실제로는 그대로 반응하고 마는,
그 간극 속에서 우리는 매일 흔들린다.
바가바드 기타는 이 간극에 대해 묻는다.
“너는 지혜를 배웠는가, 아니면 살아내고 있는가?”
🧘 지혜의 요가, ‘깨달은 의식’으로 행위하기
크리슈나는 아르주나에게 말한다
बुद्धियुक्तो जहातीह उभे सुकृतदुष्कृतेbuddhiyukto jahātīha ubhe sukṛtaduṣkṛte
(붓디유끄또 자하띠하 우베 수크리따두슈크리떼)
“지혜로 행동하는 자는 선과 악, 공덕과 죄를 모두 내려놓는다.” (2.50)
여기서 말하는 ‘붓디(buddhi)’,
즉 지혜는 단순한 정보가 아니다.
그것은 마음이 요동칠 때 중심을 붙잡고,
감정에 끌려가지 않으며 지금 이 순간을 선택하는 힘이다.
여기서 “선과 악, 공덕과 죄를 내려놓는다”는 말은
행위의 옳고 그름, 이익과 손해만을 따지는 계산된 삶의 태도를 넘어,
의식 있는 마음으로 행위 자체에 집중하는 삶을 뜻한다.
지혜로운 자는 선행조차도 결과에 집착하지 않는다.
그는 지금 이 순간이 진실한가를 기준으로 살아간다.
이것이 바가바드 기타가 말하는 ‘지혜의 요가’다.
깨달은 의식으로 행위하는 삶.
🧘 일상 속의 지혜는 어떤 모습일까?
그렇다면 지혜로 행동하는 삶은 어떤 모습일까?
감정에 휘둘리기 전에
“지금 내가 이걸 왜 하려는가?”를 자각하는 것.
누군가를 탓하기 전에
“지금 내 안에서 일어나는 감정은 뭘까?”를 알아차리는 것.
이기려는 마음에 휩쓸리기 전에
“내가 진짜 원하는 건 뭘까?”를 묻는 것.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
지혜는 명상 후에만 오는 것이 아니다.
하루 안에 몇 번, 나를 알아차리고 중심을 회복하려는 작은 시도 속에 깃든다.
🧘 깨달음은 고요함이 아니라, 깨어 있음이다
많은 사람들이 ‘깨달음’을 말한다.
하지만 그 말은 너무 멀고 추상적이다.
“깨달으면 더 이상 괴롭지 않게 되는 걸까?”
“깨달은 사람은 슬프지도, 불안하지도 않은 걸까?”
바가바드 기타는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
깨달음은 감정이 사라지는 상태가 아니라,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의식의 상태다.
괴로움은 있다.
다만, 괴로움이 나를 집어삼키지 않는다.
감정은 올라온다.
하지만, 그 감정을 그대로 따라가지 않고 바라보는 나를 알아차릴 때,
그 감정과 나 사이에 ‘공간’이 생긴다.
그 공간이 생길 때,
우리는 자동반응 — 즉,
습관처럼 튀어나오는 무의식적인 반응에서 벗어나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지혜로 산다는 것
지혜란 모든 걸 아는 상태가 아니라,
다시 선택할 수 있는 힘을 잃지 않는 상태다.
예를 들어,
화를 내기 직전에 한 번 멈출 수 있는 여유,
불안에 휩싸이기 전에 한 번 숨을 돌릴 수 있는 힘.
그것이 지혜다.
지혜로운 사람은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흔들릴 때마다 중심을 회복하는 사람이다.
매일 올라오는 감정, 유혹, 분노, 집착 속에서
그때그때 “내가 지금 무엇을 선택할 수 있을까?”를 묻는 힘,
그것이 바로 지혜의 요가다.
✍ 니슈카르마는 묻는다
나는 오늘, 내 안의 지혜를 꺼내어 살아본 적이 있는가?
예를 들어, 누군가의 말에 상처받았을 때
바로 반응하지 않고, 잠시 멈춘 뒤 숨을 한 번 쉬어내는 것.
그것도 지혜를 꺼내는 행위다.
지금 내가 하려는 이 행동은
감정의 반응인가, 의식의 선택인가?
잠시 멈춰서 생각해본다.
나는 지금 깨어 있는가,
아니면 습관적인 욕망에 끌려가고 있는가?
지금, 나의 의식은 어디에 있는가?
📖 이전 글:
③ 나는 나의 일을 알고 있는가 – 스바다르마, 나의 의무
📖 다음 글:
⑤ 세상을 내려놓는다는 건 도피일까, 자유일까 – 비집착과 내면의 해방
📘 바가바드 기타 시리즈 전체 보기:
'삶을 바꾸는 고전 > 내 안의 요가 철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왜 요가는 몸을 먼저 다룰까 – 정화에서 시작되는 깨어남 (0) | 2025.05.28 |
---|---|
세상을 내려놓는다는 건 도피일까, 자유일까 – 비집착과 내면의 해방 (0) | 2025.05.25 |
나는 나의 일을 알고 있는가 – 스바다르마, 나의 의무 (0) | 2025.05.25 |
왜 결과를 내려놓고 행동하라고 말할까 – 니슈카마 카르마 (1) | 2025.05.25 |
전쟁터에서 요가를 말하는 이유 - 삶과 고통, 수행의 시작 (1) | 2025.05.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