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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란다③ – 일곱 단계, 존재를 바꾸는 여정

by romanticwife 2025. 5.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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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출 바다하늘을 올려다 보는 여자오로라 하늘
투명해진 나, 확장된 나, 본래의 나

 

 

 

 

 

📕 요가 철학 시리즈 | 게란다 삼히타: 삶으로 전해지는 요가의 길 (3편)
      (śuddhiḥ → samādhiḥ 전체 흐름 설명, 시리즈 마지막 편)  

이번 편은 게란다 삼히타에서 전수된 일곱 단계 수행법의 흐름을 따라가며, 요가가 어떻게 우리의 존재를 서서히 바꾸어 가는지를 조용히 들여다본다. 이 글은 게란다 삼히타 시리즈의 마지막 편이자, 하나의 내면 여정을 마무리하는 자리다.

요가를 막 시작했거나, 그 철학적 뿌리에 마음이 향하는 이들을 위해, 복잡하거나 낯선 용어는 최대한 덜어내고, 감각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비유와 질문을 곁들여 ‘수행’이란 무엇이고, 그 길은 우리 삶을 어떻게 바꾸는지를 함께 나누어보자.

 

🧘  요가의 시작은 정화 (śuddhiḥ, 슛디히)

게란다 삼히타에서 말하는 첫 번째 수행은 '슛디히', 정화이다. 정화는 단순히 몸을 깨끗이 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음식, 수면, 감각, 생각, 언어, 관계, 환경까지 — 마치 물속의 침전물을 걷어내듯, 삶 전체를 맑게 비우는 과정이다.

 

✔️ 왜 정화가 먼저일까?
몸이 무겁고, 생각이 흐릿하고, 감각이 흐트러져 있다면 어떤 수행도 깊이 들어갈 수 없다. 정화는 말하자면, 씨앗이 자라기 위해 흙을 고르고 고운 알갱이를 골라내는 일처럼, 수행의 토양을 다듬고 맑게 정리하는 과정이다.
"깨끗한 몸은 고요한 숨을 부르고,
고요한 숨은 흔들리지 않는 마음으로 이어진다."
정화된 몸과 삶은 내면의 고요함을 지지하고, 그 위에 요가의 나무가 자라난다.

 

🧘  두 번째 단계 – 안정(dṛḍhatā, 드리다타)

정화를 통해 토대가 다져졌다면, 그 위에 필요한 건 흔들림 없는 안정감이다. 게란다는 두 번째 단계를 ‘드리다타’, 곧 흔들림 없는 기초라고 말한다.

✔️ 무엇을 안정시켜야 할까?
이 안정은 단지 육체적인 자세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몸을 지탱하는 중심축에서 출발해, 마음의 태도와 호흡의 리듬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진다.
"자세가 단단히 서야, 숨이 흔들리지 않고, 마음도 잔잔해진다."
이 안정은 ‘멈춰 있음’이 아니라, 흔들리지 않는 흐름 속에서 균형을 이룬 상태다. 요가에서 중심을 잡는 법은, 삶에서 중심을 지켜내는 법을 배우는 일이기도 하다.

 

🧘  세 번째 단계 – 견고함(sthairyaṃ, 스타이리얌)

안정을 반복해서 쌓은 끝에 다가오는 단계가 바로 견고함이다. ‘스타이리얌’은 단단함, 고요함, 그리고 의식이 흔들리지 않는 상태를 뜻한다.

✔️ 어떤 상태인가?
이 단계에서 요가는 단순한 ‘자세’의 차원을 넘어, 존재의 중심이 흔들리지 않는 깊이로 나아간다. 명상 중 잡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다시 중심으로 돌아오는 순간, 그때가 바로 견고함을 연습하는 시간이다.
견고함은 억지로 버티는 힘이 아니다. 바람이 불어도 나를 놓치지 않는, 조용한 내면의 그늘이다.

 

🧘   네 번째 단계 – daivī sampat (다이비 삼팟), 신성한 자질

겉모습은 고요한 자세와 안정된 호흡일지라도, 내면이 여전히 욕망과 집착으로 흔들린다면 요가는 완성되지 않는다. 게란다는 네 번째 단계로 ‘다이비 삼팟’, 즉 신성한 자질을 강조한다.

✔️ 무엇을 길러야 하는가?
욕망, 질투, 분노, 이기심 같은 내면의 탁함을 비워내고, 분별력과 자비, 겸손, 용기, 평온함 같은 맑은 성품을 기르는 과정이다.
"정화된 몸 위에 고요한 태도,
고요한 태도 위에 빛나는 인격이 자란다."
이 자질은 누가 시켜서 억지로 따르는 훈계가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방식 속에서 조용히 길러지는 수행의 일부이다.

 

🧘   다섯 번째 단계 – pratyakṣa (프랏약샤), 체험으로 아는 진리

지식이 아닌 직접 경험을 통해 진리를 깨닫는 단계이다. 프랏약샤(pratyakṣa)는 산스크리트어로 ‘직접 눈앞에서 보는 것’을 뜻한다.

✔️ 어떻게 아는가?
예를 들어, 물을 글로 배운 것과 실제로 마셔 본 것의 차이처럼, 진리는 책이 아닌 삶과 수행 속에서 ‘느껴져야’ 아는 것이다. 이 단계는 곧 마음이 고요해졌을 때 비로소 드러나는 내면의 진실과 연결된다.
직접 체험하는 진리는 설명할 수 없어도, 살아 있는 앎으로 남는다.

 

 

 

 

 

🧘   여섯 번째 단계 – dhyāna (디야나), 깊어지는 내면

디야나는 집중된 시선, 흔들리지 않는 내면의 몰입을 의미한다. 진리를 체험한 이후의 마음은 더 깊은 침묵 속으로 빨려들 듯이 가라앉는다.

✔️ 집중은 어떤 상태인가?
명상 중에는 수많은 생각이 떠오르기 마련이지만, 그 흐름에 휘말리지 않고 조용히 바라볼 수 있는 힘이 자라난다.
"주의가 끊기지 않고 하나의 대상에 머물 수 있는 상태,
그때 내면은 깊어지고 길어진다."
디야나는 ‘잠깐의 집중’이 아니라, 존재 전체가 고요 속으로 깊이 스며드는 경험이다.

 

🧘   일곱 번째 단계 – samādhiḥ (사마디히), 분리 없는 자유

게란다 수행의 마지막은 사마디(samādhi), 곧 ‘나’와 대상의 분리가 사라지는 깊은 일체감의 상태다. 산스크리트어에서 'sam'은 함께, 'ādhi'는 놓인 상태를 의미하며, 그 의미는 곧 ‘완전히 하나가 된 상태’로 이어진다.

✔️ 자유란 무엇인가?
이 상태에서는 생각, 감정, 욕망, 몸의 경계가 점차 희미해지고, 모든 것이 서로 연결되어 있는 듯한 내적인 자유가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무언가를 얻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존재하던 그 자유를 기억해 내는 것이다."
사마디는 특별한 초능력이 아니다. 오랜 수행 끝에 맑아진 내면이 자연스럽게 닿게 되는, 고요하고 투명한 자각의 공간이다.

 

 일곱 단계는 ‘존재의 여정’이다

게란다 삼히타의 7단계는 단순한 수행법이 아니라 존재가 깨어나는 흐름이다.

단계 의미 요약
śuddhiḥ 몸과 삶을 깨끗이 비우는 정화
dṛḍhatā 중심을 잡고 흔들림 없이 서는 안정
sthairyaṃ 내면까지 단단해지는 견고함
daivī sampat 욕망을 넘어선 고결한 자질
pratyakṣa 진리를 직접 체험하는 앎
dhyāna 깊은 집중, 몰입, 명상
samādhiḥ 나와 세상이 하나 되는 자유

 


정화로 시작해, 안정과 견고함을 거쳐, 신성한 자질을 기르고, 진리를 직접 체험하며, 깊은 명상과 자유로운 일체감으로 이어지는 길.
이 모든 흐름은 겉보기엔 각기 다른 수련처럼 보여도, 실은 하나의 길 위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여정이다.

각 단계는 따로 떨어진 기술이 아니라, 존재가 정돈되고 의식이 확장되어 가는 한 줄기 흐름이다.
요가는 단지 어떤 자세를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나'라는 존재가 조금씩 정제되고 더 깊은 의식의 자리로 나아가는 과정이다.

 

🧘‍♀️ 수행의 끝, 존재의 시작

현대 요가는 종종 겉모습의 유연함을 중요시하지만, 게란다는 묻는다.

"너는 해탈을 말할 준비가 되었는가?"

그 질문은 시험지가 아니라, 나 자신을 향한 부드러운 초대다.

정화된 몸, 고요한 호흡, 맑은 자질, 깊은 집중 위에 깨어나는 존재.

요가는 멀리 있지 않다.
지금 이 순간, 숨 쉬는 그 안에 있다.


🔗 게란다 삼히타 시리즈 전체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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